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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<BR>- 이상화 -<BR><BR>지금은 남의 땅 -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? <BR><BR>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<BR>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<BR>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.<BR><BR>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<BR>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.<BR>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.<BR><BR>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<BR>한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<BR>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.<BR><BR>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<BR>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<BR>너는 삼단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,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.<BR><BR>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.<BR>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<BR>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.<BR><BR>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,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.<BR>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.<BR><BR>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.<BR>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<BR>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.<BR><BR>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<BR>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<BR>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, 웃어웁다, 답을 하려무나. <BR><BR>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<BR>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<BR>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.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.<BR><BR>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<BR><BR><BR>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<BR>오늘따라 이 시 구절이 답답한 가슴에 메아리 치네요!!<BR>이것이 지금 처한 우리 KT의 현실이 아닐련지~~~<BR>내 나이 불혹을 지나 지천명을 바라보는데...<BR>아들아 부디 이 애비처럼 비겁한 겁쟁이가 되지 말고<BR>부당함에 항거 할 줄 아는 당당함을 지니거라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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